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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4

젊은 형제들 우리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 나는 열심히 공부를 했고, 성준이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가 좋았다. 뭘 해도 금방 배우지만 끈기는 없었다. 함께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부터 우리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성준이는 집안 누구도 닮지 않았다. 좀 더 남성스러운 이목구비에 어깨는 나보다 배는 넓어진 듯했다. 당뇨병으로 먹는 것에 대한 제약이 많았는데. 무얼 먹고 저리 되었는지 궁금하다. 성준이는 거의 모든 간식을 먹을 수 없었지만 우유만은 어머니가 허락하셨다. 물처럼 마셨다. 그리고 어깨가 저리도 커졌다. 나도 마셨어야 했다. 체형도 얼굴도 형제 같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둘이 형제인지 잘 몰랐다. 서로 일부러 알리고 다니지도 않았다. 심지어 둘이 형제인 줄 알고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한참 후의 일이지.. 2023. 12. 23.
단편 ; 스노우볼 여인은 오늘도 쇼핑을 하고 있다. 아이가 찾는 장난감을 찾기 위해 온 동네의 장난감 가게며, 쇼핑몰이며 돌아다니고 있다. 장난감 하나를 사는 게 이리도 힘들 줄은 몰랐다. 유치원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다며, 조르지는 않아도 눈물 글썽이는 모습에 소매를 걷어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 일인가 싶기도 하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그럴듯해 보이는 상술에 등골이 빠지는 것은 부모다. 이런 마케팅은 배워 써먹어야겠다 다짐했다. 내년에는 그녀의 회사가 좀 더 잘 되기를 스스로 바라본다. 다음 주에는 마케팅 팀에게 이것과 관련해 프로젝트를 하나 던져줘야겠다. 역시 우리나라는 아이에 관련된 것이라면 장사가 된다. 미디어란 참 대단하다. 드라마에 잠깐 PPL처럼 나온 스노우 볼이 이제는 구하려야 구할 수.. 2023. 12. 5.
오락실 VIP 처음 시작은 돼지 저금통이었다. 나와 성준이는 빨간색 돼지 저금통이 하나씩 있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부모님은 절약과 저축을 강조하셨다. 200원이라도 용돈을 받으면 100원은 저금통에 넣도록 가르치셨다. 우리 집 돼지 저금통은 항상 배가 불렀다. 그런 돼지 저금통을 잡는 날이 올 줄이야.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서 나와 성준이는 오락실 게임에 빠졌다. 한판에 50원 하는 오락실게임이 왜 그렇게도 재미있던지 10살 12살 형제는 신나게 손을 흔들며 오락실을 다녔다. 물론 엄마의 눈을 피해서. 용돈이 풍족할 일 없었던 우리는 항상 아쉽게 끝이 나는 오락실 게임에 중독되었다. 이제 마당에서 딱지치기 공놀이는 제쳐두었다. 둘이 마당 볕 좋은 곳에 앉아 어제 했던 게임을 자랑하기 바빴다. 우리 손이 얼마나 빨.. 2023. 12. 5.
가족의 탄생 사내는 4형제의 막내였다. 제일 큰형과는 스무 살 남짓 차이가 날 정도의 막둥이였다. 위로 형뿐만 아니라 누나들도 있었는데 어린 시절을 넘기지 못했다고했다. 집은 시골에 있었다. 낮은 산들 사이로 작은 마을이 있고, 밭농사와 논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사랑방 옆에는 농사에 필요한 소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외양간이 붙어 있었다. 형들과 몸을 끼여 잠을 자다 보면 철퍼덕 소똥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얼마 되지 않는 논밭은 형제끼리 나눌 것도 없었다. 제일 큰형이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지었다. 사내보다 세 살 어린 조카가 태어났다. 사내는 조카와 함께 자랐다. 둘째 큰형은 공무원이 되어 시내로 나갔고, 셋째 형은 서울로 일하러 떠났다. 몇 해가 지나도 다시 집으로 내려오지 않는 걸 보면 잘 자리 잡은 .. 2023.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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