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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3

9살 아이에게 허락된 것 "엄마~ 무울~" "또? 방금 전에도 마셨잖아 또 목이 말라? 운동을 열심히 했나? 아니면 오늘 음식이 좀 짠가?" "그냥 목이 말라요" 나와 함께 마당에서 놀던 성준이가 또 물을 마시고 왔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좋다. 방도 세 개나 되고 마당도 있고, 옥상도 있다. 그리고 방 중에 한 방은 입구가 두 개다. 현관으로도 들어갈 수 있고, 옆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아버지는 이 방을 월세를 놓으실 계획이라 하셨다. 아 그러고 보니 화장실이 밖에 하나가 더 있다. 지금까지 살던 집이랑 완전 다르다. 마당에는 수도꼭지도 있다. 하루 종일 성준이랑 마당에서 논다. 마당에서 딱지치기도 하고, 비석 치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한다. 이제는 마당에서 뛰고 소리를 질러도 엄마가 뭐라 하시지 않는다. 그래서 난 기분이 .. 2023. 12. 6.
오락실 VIP 처음 시작은 돼지 저금통이었다. 나와 성준이는 빨간색 돼지 저금통이 하나씩 있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부모님은 절약과 저축을 강조하셨다. 200원이라도 용돈을 받으면 100원은 저금통에 넣도록 가르치셨다. 우리 집 돼지 저금통은 항상 배가 불렀다. 그런 돼지 저금통을 잡는 날이 올 줄이야.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서 나와 성준이는 오락실 게임에 빠졌다. 한판에 50원 하는 오락실게임이 왜 그렇게도 재미있던지 10살 12살 형제는 신나게 손을 흔들며 오락실을 다녔다. 물론 엄마의 눈을 피해서. 용돈이 풍족할 일 없었던 우리는 항상 아쉽게 끝이 나는 오락실 게임에 중독되었다. 이제 마당에서 딱지치기 공놀이는 제쳐두었다. 둘이 마당 볕 좋은 곳에 앉아 어제 했던 게임을 자랑하기 바빴다. 우리 손이 얼마나 빨.. 2023. 12. 5.
가족의 탄생 사내는 4형제의 막내였다. 제일 큰형과는 스무 살 남짓 차이가 날 정도의 막둥이였다. 위로 형뿐만 아니라 누나들도 있었는데 어린 시절을 넘기지 못했다고했다. 집은 시골에 있었다. 낮은 산들 사이로 작은 마을이 있고, 밭농사와 논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사랑방 옆에는 농사에 필요한 소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외양간이 붙어 있었다. 형들과 몸을 끼여 잠을 자다 보면 철퍼덕 소똥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얼마 되지 않는 논밭은 형제끼리 나눌 것도 없었다. 제일 큰형이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지었다. 사내보다 세 살 어린 조카가 태어났다. 사내는 조카와 함께 자랐다. 둘째 큰형은 공무원이 되어 시내로 나갔고, 셋째 형은 서울로 일하러 떠났다. 몇 해가 지나도 다시 집으로 내려오지 않는 걸 보면 잘 자리 잡은 .. 2023.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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