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에세이24 가족의 탄생 사내는 4형제의 막내였다. 제일 큰형과는 스무 살 남짓 차이가 날 정도의 막둥이였다. 위로 형뿐만 아니라 누나들도 있었는데 어린 시절을 넘기지 못했다고했다. 집은 시골에 있었다. 낮은 산들 사이로 작은 마을이 있고, 밭농사와 논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사랑방 옆에는 농사에 필요한 소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외양간이 붙어 있었다. 형들과 몸을 끼여 잠을 자다 보면 철퍼덕 소똥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얼마 되지 않는 논밭은 형제끼리 나눌 것도 없었다. 제일 큰형이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지었다. 사내보다 세 살 어린 조카가 태어났다. 사내는 조카와 함께 자랐다. 둘째 큰형은 공무원이 되어 시내로 나갔고, 셋째 형은 서울로 일하러 떠났다. 몇 해가 지나도 다시 집으로 내려오지 않는 걸 보면 잘 자리 잡은 .. 2023. 11. 28. 겨울 아침 개구리 왕자님을 만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겨울 아침 아이를 유치원에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제 영하를 바라보는 기온에 입김은 용트림처럼 길게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코너를 돌아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가는 찰나 인도 경계석 위로 개구리 한 마리가 보인다. 예전 논에 서 자주 보던 국방색 무늬의 참개구리가 고개를 뒤로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꼼짝도 안 하고 있다. 하 고놈 이 날씨에 이러고 있다가는 곧 죽을 텐데 싶다. 아직 겨울잠 잘 곳을 못 찾은 건지. 이 동네 어디에서 요놈이 나온 건지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잠깐 발걸음을 멈춰 바라봤다. 꼼짝을 안 한다. 날씨가 춥긴 한가보다. 개구리는 변온 동물이니 이렇게 추운 날에는 잘 움직이지 못할 테지. 어릴 적 기억으로 한겨울 .. 2023. 11. 27. 쓸 줄만 알지 다시 고치지 않는 작가들은 뜨끔하겠다. https://brunch.co.kr/@gwibok/40 03. 천재작가의 퇴고 무명작가 에세이 출간기 | 천재작가에게는 슬럼프보다 백 배 정도 더 두려운 게 있다. 바로 퇴고다. 슬럼프는 끝이라도 있지만 퇴고는 끝이 없어서 더 무섭다. 고소공포증은 새발의 피다. 신( brunch.co.kr 우리의 글은, 아니 나의 글은 왜 인기가 없을까? 왜 다른 사람이 찾아 읽으려 구독하지 않는 것일까? 매번 고민하는 질문이다. 나는 어쩌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에게 그랬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진리는 대부분 초등학교를 지나면 모두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고. 알고도 실천하지 못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등학교를 다니며 배웠던 .. 2023. 11. 27. Daddy at Home~ 너무도 잘나신 와이프 덕분에 아빠는 집에 있어요 아고 농담입니다. 실상은 맞는 말이지만 이런 비꼬는 뉘앙스는 아니에요 스포츠채널 피디였었고, 유명 소셜커머스 콘텐츠 팀장도 했었던 저입니다. 저도 못난 구석은 없답니다. 단지 인생의 굴곡이 있던 때에 잠깐 움츠렸던 사이 와이프가 하는 일들이 잘 되다 보니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도왔지요. 제걸 조금 소홀했던 거지요. 하하하 넵 맞습니다. 아빠 버전의 경단남입니다. 경력이 단절된 남자. 꽤 괜찮았던 학벌도, 괜찮았던 직장과 커리어도 조금은 아깝지만 이제는 어디에 내어 놓을 만한 간판이 되어주지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경력 단절된 엄마들의 마음이 이런 줄 통감했습니다. 갑갑하기도 합니다. 또래의 남성들은 한창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법 연.. 2023. 11. 27. 이전 1 ···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