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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24

9살 아이에게 허락된 것 "엄마~ 무울~" "또? 방금 전에도 마셨잖아 또 목이 말라? 운동을 열심히 했나? 아니면 오늘 음식이 좀 짠가?" "그냥 목이 말라요" 나와 함께 마당에서 놀던 성준이가 또 물을 마시고 왔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좋다. 방도 세 개나 되고 마당도 있고, 옥상도 있다. 그리고 방 중에 한 방은 입구가 두 개다. 현관으로도 들어갈 수 있고, 옆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아버지는 이 방을 월세를 놓으실 계획이라 하셨다. 아 그러고 보니 화장실이 밖에 하나가 더 있다. 지금까지 살던 집이랑 완전 다르다. 마당에는 수도꼭지도 있다. 하루 종일 성준이랑 마당에서 논다. 마당에서 딱지치기도 하고, 비석 치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한다. 이제는 마당에서 뛰고 소리를 질러도 엄마가 뭐라 하시지 않는다. 그래서 난 기분이 .. 2023. 12. 6.
단편 ; 스노우볼 여인은 오늘도 쇼핑을 하고 있다. 아이가 찾는 장난감을 찾기 위해 온 동네의 장난감 가게며, 쇼핑몰이며 돌아다니고 있다. 장난감 하나를 사는 게 이리도 힘들 줄은 몰랐다. 유치원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다며, 조르지는 않아도 눈물 글썽이는 모습에 소매를 걷어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 일인가 싶기도 하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그럴듯해 보이는 상술에 등골이 빠지는 것은 부모다. 이런 마케팅은 배워 써먹어야겠다 다짐했다. 내년에는 그녀의 회사가 좀 더 잘 되기를 스스로 바라본다. 다음 주에는 마케팅 팀에게 이것과 관련해 프로젝트를 하나 던져줘야겠다. 역시 우리나라는 아이에 관련된 것이라면 장사가 된다. 미디어란 참 대단하다. 드라마에 잠깐 PPL처럼 나온 스노우 볼이 이제는 구하려야 구할 수.. 2023. 12. 5.
우울증과 치질 무엇이 더 창피할까? 머리부터 내려가면 나는 귀에 메니에르 병이 있다. 청력 저하를 동반한 어지럼증이 특징이다. 이제는 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완전 쥐약이다. 코에는 만성 비염을 달고 산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아래 어금니가 하나 빠져 있는데 제때 치료를 안 했더니 위 어금니가 주저앉아 이제 임플란트 하려면 위아래 둘 다 해야 한다. 그 외 충치도 다수다. 비염과 강아지 알레르기로 (우리 집은 강아지가 두 마리인데...) 어쩌다 만성 호흡기 질환이 생겼다. 허리는 디스크는 아닌데 근육이 꽤 잘 놀란다. 비만도 아닌데 고지혈증이 약하게 있다. 그리고 치질약을 먹어야 했던 적도 있다. 내 몸은 그렇다. 아. 우울증을 앓고 약도 잠시 먹었다. 이중에 브런치에 썼던 건 우울증과 허리 두 가지 소재였다. 갑자기 웬 신체 고백일까? .. 2023. 12. 5.
오락실 VIP 처음 시작은 돼지 저금통이었다. 나와 성준이는 빨간색 돼지 저금통이 하나씩 있었다. 천성이 부지런한 부모님은 절약과 저축을 강조하셨다. 200원이라도 용돈을 받으면 100원은 저금통에 넣도록 가르치셨다. 우리 집 돼지 저금통은 항상 배가 불렀다. 그런 돼지 저금통을 잡는 날이 올 줄이야.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서 나와 성준이는 오락실 게임에 빠졌다. 한판에 50원 하는 오락실게임이 왜 그렇게도 재미있던지 10살 12살 형제는 신나게 손을 흔들며 오락실을 다녔다. 물론 엄마의 눈을 피해서. 용돈이 풍족할 일 없었던 우리는 항상 아쉽게 끝이 나는 오락실 게임에 중독되었다. 이제 마당에서 딱지치기 공놀이는 제쳐두었다. 둘이 마당 볕 좋은 곳에 앉아 어제 했던 게임을 자랑하기 바빴다. 우리 손이 얼마나 빨..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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