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27-30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처음 글을 쓸 때는 무엇보다 쓰는 행위가 즐거워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즐겁게 쓰면서
'작가처럼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느낌'을 만끽하는 겁니다.
'글쓰기=즐거운 행위'라는 공식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조깅을 한다. 오늘의 코스는 아파트 산책로다. 한 바퀴 980미터 코스 한 바퀴 돌면 대략 1킬로의 거리다. 오늘의 목표는 15분 달리기 2번이다. 이제 머지않으면 30분 달리기에 도전할 것이다. 눈이 더 내리지 않으면 올해 안으로 가능할 것 같은데, 눈이 변수다. 아내와의 조깅 후에는 아이들의 아침이다. 조깅 전에 눌러놓은 전기밥솥은 딱 적당한 시간에 취사를 완료했다. 오늘 아침은 임연수 구이에 계란말이, 어젯밤에 만들어 둔 멸치볶음과 톳무침 그리고 올해 새로 담근 김장김치 이렇게 준비하자. 7시 전까지 밥상을 차리면 아이들을 깨운다. 6시 30분이 조금 지나 일어난 막내에게 임무를 준다. 누나들을 깨워오기. 밥상이 차려지기 전에 아이들을 깨워야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는다. 그래야 밥맛도 느낄 수 있다. 7시에 다섯 가족이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는다. 우리 집은 제일 어린 막내가 제일 먼저 등원한다. 아침 8시 10분에 올 유치원 버스를 위해 바쁘다. 밥을 먹이고 씻기고 원복을 입히고 가방을 챙기면 딱 8시다. 그나마 큰 아이들은 스스로 준비를 할 수 있어 옆에서 몇 마디 잔소리면 아침 등교 준비는 끝난다. 8시 30분이 되어야 막내, 큰누나, 작은누나 순으로 등교가 끝난다. 나는 그제야 아침 먹은 밥상을 치우고,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9시 30분.
이제 오롯이 내가 글을 쓸 시간이다.
아침의 모든 루틴은 이 순간. 글을 쓰기 위해 치르는 대가이다.
**번외
글을 쓰는 일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나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에서, 스쳐간 기사에서 내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눈을 번득거립니다.
요즘은 글을 쓰는 시간이 좋아 새벽에 눈이 떠집니다.
인생 살다 이런 일이 올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올빼미 인간이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니.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데 솔직히 그 시간이 되고 노트북 앞에 앉으면 딱 이런 생각이 납니다.
내가 마치 벌써 작가가 된 듯한
그래서 작가처럼 글을 씁니다.
일단은 즐겁게 쓰는 것을 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쓰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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